아이가 고열로 힘들어할 때 해열제를 먹였는데, 먹고 나서 바로 토해버렸다면? 많은 부모들이 이런 상황에서 매우 당황하게 됩니다. 특히 "약이 흡수됐는지", "다시 먹여도 되는지", "복용 간격은 어떻게 되는지" 등의 실질적인 궁금증이 따라오게 됩니다. 잘못된 판단은 중복 복용, 부작용, 또는 반대로 약효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구토 시점에 따라 적절한 대처법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해열제 복용 후 구토 상황을 시간대별로 구분하여,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1. 복용 후 15분 이내 구토 – 거의 흡수되지 않음, 재복용 필요 가능성 높음
해열제 복용 후 15분 이내에 토한 경우, 약물은 위에서 흡수되기 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해열제(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는 복용 후 20~30분부터 흡수가 시작되기 때문에, 15분 이전의 구토는 사실상 ‘복용 실패’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다음 기준을 참고해 재복용 여부를 판단합니다:
- 약 성분이 섞인 토사물이 보이는지 확인: 토사물이 분홍빛, 주황빛 등 약 색깔을 띠는 경우 재복용 가능성이 높음
- 아이의 컨디션: 구토 후 탈진, 기침, 헛구역질 등 불안정한 상태일 경우, 재복용보다는 의사 상담이 우선
- 좌약 대체 고려: 입으로 먹인 약을 반복해서 토할 경우, 같은 성분의 좌약(예: 타이레놀 좌약, 어린이부루펜 좌약 등)으로 대체 가능
- 복용 간격 고려: 첫 복용이 거의 무효였다면, ‘재복용 시점’을 기준으로 복용 간격을 다시 계산
특히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는 위장 용량이 작고 토사물 위험이 높으므로, 반복 복용보다는 **전문의 상담 후 좌약 변경**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2. 복용 후 15~30분 사이 구토 – 일부 흡수 가능성, 상황 판단 중요
15~30분 사이의 구토는 흡수가 일부 이뤄졌을 수 있는 애매한 구간입니다. 이 경우 부모가 아이의 상태와 체온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 항목들을 고려하세요:
- 아이 체온 체크: 복용 30~60분 후에도 체온이 39도 이상으로 유지된다면, 약 효과가 미미했을 수 있음
- 구토 빈도: 한 번 토하고 나서 평온하다면 관찰을 우선, 반복적으로 구토한다면 병원 상담 권장
- 복용 간격 안전성: 이 시점에서 재복용한다면, 처음 먹은 양의 일부가 흡수됐을 수 있으므로, 반 용량만 추가 복용하기도 함 (전문의와 상담 필수)
- 좌약 대체 전략: 이 단계에서도 좌약은 좋은 대안이며, 흡수율이 안정적이고 구토 영향을 받지 않음
가능하다면 **체온을 1시간 정도 관찰**한 뒤, 열이 내려가고 있다면 약효가 있다는 뜻이므로 재복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고열이 지속되거나 아기가 힘들어 보일 경우에는 **좌약 사용 또는 의사의 재처방**이 안전합니다.
3. 복용 후 30분 이상 후 구토 – 대부분 흡수 완료, 재복용 불필요
30분 이상이 지난 후의 구토는 약물이 이미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해 흡수가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부분의 소아 해열제는 복용 후 30~60분 사이에 효과가 나타나며, 이 시점 이후의 구토는 약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예외적인 상황에 주의해야 합니다:
- 설사와 동반된 경우: 장내 이동이 빨라지면서 약물이 흡수되지 않았을 수 있음
- 고열이 계속될 경우: 1시간 이상 관찰 후 체온이 39.5도 이상 유지된다면, 약효 부족 가능성 있음
- 복용 간격 주의: 재복용이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 4~6시간 간격을 지켜야 하며, 같은 성분 복용은 하루 4회 이하로 제한
이 시점의 구토는 약 자체보다는 바이러스성 위장염, 감기, 또는 장 기능 문제로 인한 것일 수 있으므로, 체온 외에도 활력, 음식 섭취 여부, 배변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해열제를 복용한 후 토했을 때, 다시 먹여야 할지 여부는 단순히 ‘먹었다 = 끝’이 아닌, 구토 발생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15분 이내라면 재복용을 고려하고, 15~30분 사이라면 관찰 후 필요 시 좌약으로 대체, 30분 이상 지났다면 재복용 없이 체온 변화 확인이 바람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복 복용이 아니라, 아이의 상태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정확한 판단입니다. 특히 반복 구토, 고열 지속, 전신 쇠약 증상이 보일 경우에는 병원 진료가 최우선이며, 부모가 혼자 판단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