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영유아를 위협하는 대표 질병인 수족구병과 성홍열은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원인, 증상, 전염성, 치료 방식 등 여러 면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입니다. 본 글에서는 두 질환의 특징을 항목별로 비교하며, 부모가 정확히 구분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안내해드립니다.
원인과 전염 방식의 차이: 바이러스 vs 세균
수족구병과 성홍열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발생 원인입니다.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주로 콕사키바이러스 A형, 엔테로바이러스 71형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따라서 바이러스성 감염의 특성을 가지며, 주로 여름철에 유행합니다. 주된 전염 경로는 타액, 분변, 수포 분비물 등을 통한 직접 접촉과 간접 접촉입니다. 반면 성홍열은 A군 연쇄상구균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세균성 인후염의 일종입니다. 공기 중 비말, 감염자의 침이나 콧물,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파되며, 주로 겨울과 봄철에 많이 나타납니다. 전염력 측면에서도 두 질환은 모두 높은 전파력을 가지지만, 성홍열은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며 빠른 시점에 격리를 마칠 수 있는 반면,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특별한 치료제가 없고 격리 기간도 더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두 질환의 관리 전략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수족구병은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흔히 나타나며, 형제자매나 어린이집 친구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질 수 있어 대유행 가능성이 큽니다. 성홍열 역시 집단 생활을 하는 아동에게서 잘 퍼지지만, 감염 후 24시간 이상 항생제를 투여하면 대부분 전염력이 사라지므로 빠른 치료가 가능합니다.
증상의 차이: 수포 vs 발진, 딸기혀
두 질병은 발열과 인후통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구별이 어렵지만, 특징적인 외형 증상이 명확하게 다릅니다. 수족구병은 이름 그대로 손(수), 발(족), 입(구)에 수포가 생기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입안 점막, 혀, 입술 주변에 통증성 궤양과 수포가 발생하며, 손과 발, 엉덩이 부위에도 물집이나 발진이 동반됩니다. 특히 입 안 수포로 인해 음식을 거부하거나 침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성홍열은 발진이 특징적인 질환으로, 인후염 증상과 함께 모래알처럼 거친 붉은 발진이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부위에서 시작되어 전신으로 퍼집니다. 얼굴은 붉게 상기되면서도 입 주위는 상대적으로 창백하게 보이는 특징적인 ‘입 주위 창백’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성홍열에서는 '딸기혀'라 불리는 붉고 돌기 있는 혀가 나타나며, 편도선에 고름이 생기거나 심한 인후통을 동반합니다. 수족구병은 입안의 수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혀의 색이나 편도선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부 증상에서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수족구병의 수포는 작고 물방울처럼 맑은 형태이며 손발 끝이나 엉덩이에 집중되며, 성홍열은 전신성 붉은 발진과 피부 벗겨짐(탈락)이 특징적입니다.
치료와 관리법: 항생제 치료 여부와 격리 기간
치료법에서는 두 질환이 뚜렷이 구분됩니다.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특별한 치료제가 없으며, 대증 요법이 중심입니다. 해열제, 수분 보충, 부드러운 음식 섭취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대부분은 7~10일 내 자연 회복됩니다. 그러나 심한 경우 뇌염, 심근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고열이 지속되거나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성홍열은 세균 감염이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를 10일간 복용하며, 치료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전염성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등원이 가능합니다. 항생제를 중단하면 합병증(류마티스열, 신장염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끝까지 복용해야 합니다. 격리 기간 또한 다릅니다. 수족구병은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등원이 제한되며, 수포가 사라지고 열이 없는 상태가 최소 24시간 이상 유지되어야 합니다. 반면 성홍열은 항생제 복용 후 하루가 지나면 복귀가 가능하지만, 상태에 따라 의사의 판단을 따라야 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두 질환 모두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손 씻기, 장난감 소독, 개인용품 분리 사용 등의 기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감염 예방의 핵심입니다. 특히 수족구병은 변을 통한 감염도 있어 기저귀 교체 후 손 씻기가 필수입니다.
수족구병과 성홍열은 초기 증상이 유사하지만, 원인, 증상, 치료 방식이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아이가 열과 피부 이상을 보인다면 수포인지 발진인지, 입안 수포인지 딸기혀인지 주의 깊게 관찰해 주세요. 정확한 판단과 빠른 병원 방문이 회복과 전염 차단의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