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반기 들어 백일해(pertussis)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며 보건 당국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백일해에 감염될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백일해의 원인, 증상, 예방접종과 치료 방법을 영유아 중심으로 자세히 안내합니다.
백일해란? 원인과 감염 경로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퍼투시스(Bordetella pertussis)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이 세균은 기침이나 재채기와 같은 비말 전파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기며,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됩니다. 이 질병은 주로 신생아 및 만 6개월 미만 영유아에게서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백일해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백일해는 전염성이 매우 높으며, 감염된 1명이 평균적으로 12~17명을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확산력이 강합니다. 감염자는 증상이 없는 잠복기(7~10일)에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으며, 감염 초기에는 일반 감기와 유사한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징적인 ‘발작적 기침’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호흡곤란, 구토, 실신 등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영유아의 경우 기침 후 숨을 들이쉬는 과정에서 '쌕' 하는 소리가 나며,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져 수면에 큰 지장을 주고, 산소 부족으로 인한 청색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주요 증상: 발작적 기침, 무호흡, 청색증
백일해의 대표 증상은 발작적 기침(paroxysmal cough)입니다. 초기에는 콧물, 재채기, 미열 등 일반적인 감기와 구분이 어렵지만, 감염 1~2주 후부터 갑작스럽고 격렬한 기침이 반복되는 특징적인 양상이 나타납니다. 영유아는 기침 횟수가 많고 심해지면서 기침 도중 숨을 쉬지 못하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파래지는 청색증을 보이기도 하며, 간혹 기침이 멎은 뒤 호흡을 들이쉬면서 ‘욱’ 하고 큰 숨소리가 나는 ‘굉음성 흡기’가 들립니다. 이는 기도 내 점액이 많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무호흡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생후 3개월 이하 신생아에게서 기침 없이 갑자기 숨을 멈추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이로 인해 심하면 산소 부족, 경련,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부모의 즉각적인 대처가 필수적입니다. 백일해 감염 시에는 식욕 감소, 체중 감소, 수면장애, 구토가 동반되며, 이러한 증상은 보통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됩니다. 때문에 백일해는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을 정도로 회복 기간이 길고 지치는 병입니다. 심한 경우 폐렴, 중이염, 경련, 뇌염 등의 합병증이 생기며, 생후 6개월 미만 영유아에서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통한 사전 차단이 중요합니다.
예방접종과 치료, 그리고 가정에서의 관리법
백일해 예방의 핵심은 예방접종입니다. 국내에서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혼합백신인 DTaP 백신을 통해 접종이 이뤄지며,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15~18개월, 만 4~6세에 총 5회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후 2개월 이전의 신생아는 백신을 맞지 못하기 때문에, 이 시기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부모와 보호자, 특히 산모의 임신 27~36주 사이 Tdap 백신 접종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신생아에게 항체가 전달되어 초기 면역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을 받아야 하며, 조기 진단 시에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예: 에리스로마이신, 아지스로마이신)를 통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항생제 치료는 기침 증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전파를 차단하는 데 필수입니다. 가정에서는 기침을 유발하는 자극을 줄이기 위해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아이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또,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산소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입원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모나 형제가 백일해에 감염되었거나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에는 예방 항생제 투여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소아과 의사와 반드시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백일해는 단순한 기침 감기와는 다른 위험한 세균성 감염병입니다. 영유아는 특히 면역력이 약해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 일정과 초기 증상에 대한 인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심 증상이 보이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세요. 부모의 빠른 대응이 아이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